벌판우에는
갈잎도 없다. 고량(高粱)도 없다. 아무도 없다.
종루(鐘樓)너머로 하늘이 끊어져
황혼(黃昏)은 싸늘하단다
바람이 외롭단다
머얼리 정차장에선 기적(汽笛)이 울었는데
나는 어데로 가야하노
호오 차는 떠났어도 좋으니
력마차(驛馬車)야 나를 정차장으로 실어다 다고
바람이 유달리 찬 이저녁
머언 포풀라길을 마차(馬車)우에 홀로
나는 외롭지 않으련다 조곰도 외롭지 않으련다
<연길역(延吉驛) 가는 길>
(《조광》63호, 19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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